표범(豹-, Panthera pardus)은 고양이과 동물이다. 돈점박이·알락범·돈범·불범이라고도 한다.[2][3] 몸 빛깔은 담황색에서 갈색이고 검은 반점이 있으며 등의 검은색 무늬는 매화 모양이다. 고양이과 동물 중에서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가장 뛰어나며 덩치도 호랑이, 사자, 재규어, 퓨마 다음으로 크다.
표범의 크기는 서식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다. 아프리카표범과 인도표범, 스리랑카표범, 아라비아표범, 자와표범의 경우, 수컷이 몸길이 140~160cm, 꼬리길이 95~110cm, 몸무게 80kg 정도이고, 암컷이 몸길이 120cm, 꼬리길이 83cm, 몸무게 60kg이다. 페르시아표범과 아무르표범의 경우, 수컷이 몸길이 180cm, 꼬리길이 105cm, 몸무게 90kg이고, 암컷이 몸길이 160cm, 꼬리 99cm, 몸무게 89kg이다. 암컷은 수컷보다 훨씬 더 작다.
표범은 단독으로 생활하며, 낮에는 덤불, 바위 틈, 나뭇그늘, 나뭇가지 위 등에서 쉬고 저녁 때부터 밤까지 사냥을 한다. 몸을 땅바닥에 붙이듯이 숙이고 소리없이 사냥감에 접근한 후 슬쩍 뛰어올라 뒷덜미나 목을 물어 죽인다. 표범은 먹이를 잡아도 줄무늬하이에나, 점박이하이에나, 갈색하이에나에게 빼앗기는 일이 종종 있다. 그래서 먹이를 나무위로 운반하여 먹는다. 덤불이나 나무 위에서 잠복하는 수도 있다.
아프리카표범은 나무타기를 잘 하여 나무 위에서 임팔라나 봉고와 같은 영양을 잡을 수 있을 정도이다. 가끔 35~68kg이나 되는 죽은 동물이 4~6m 높이의 나무 위에서 발견되는데, 이것은 표범이 올려다 놓은 것이다.
아무르표범은 나무를 잘 타지 않는다. 먹이는 나무 위로 운반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먹는다.
번식기는 열대지방의 것은 일정하지 않지만, 북방의 것은 겨울철이다. 아무르표범은 바위 틈에서 새끼를 친다. 임신기간은 90~105일이고, 한배에 2~4마리 때로는 6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새끼는 9일쯤 되면 눈을 뜨고, 5개월이면 이빨이 나고 몸집도 어미만큼 된다. 1년 정도 지나면 독립하고, 3년이 지나면 성적으로 성숙한다.
아시아·아프리카의 거의 전역에 걸쳐 널리 분포하고, 한대에서 열대까지의 암석지·초원·관목림·삼림 등 어디서나 서식한다. 평지의 인가 부근에서부터 킬리만자로 산의 높이 5,100m의 지점에 이르기까지 볼 수 있지만, 사람들이 털가죽을 얻기 위해서 수많은 표범을 죽였기 때문에 몇 아종은 멸종 위기에 놓여 있다.
표범은 한때 27아종으로 나누기도 했으나, DNA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9아종으로 나눈다.
한국표범은 과거 한반도에서 호랑이보다 많은 수가 서식한 것으로 보이는 동물이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이 유해조수 퇴치의 명분으로 표범을 남획하여 사실상 절멸했고, 1973년 7월 대한민국의 창경궁(지금의 서울대공원(창경원))에서 대한민국의 마지막 표범이 죽었다. 2000년대에 이르러 강원도에서 표범의 발자국 흔적이 발견되면서 한반도에서도 생존한다고 보고되었고, 그 뒤에도 목격담이나 구체적인 증거가 발견되면서 생존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하였다.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거의 멸종단계에 들어섰으며, 소백산맥을 중심으로 지리산, 경상남도 쪽에 소수의 개체들만 잔존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1960년대초부터 1970년을 마지막으로 지리산을 중심으로 1960년대 초순까지 합천군과 진주시 지역 산속에 표범이 서식하였으며 포획된 기록들이 있다.
1960년 정족산 속의 오지인 한듬마을에서 6대째 포수를 해 온 이성열(77)씨를 통해 인근의 유명포수 최종용씨가 표범을 사냥한 사진을 보면 최 포수가 사냥총과 실탄띠를 포획한 표범 위에 올려놓은 장면으로, ‘단기 4293.12.22 慶北 上北面 ○文山 上峯’이라고 적혀 있다. “최씨가 이씨에게 ‘가지산 뒷산에서 표범을 잡았다’고 말한 것으로 봐서 ‘경북’은 행정구역에 익숙치 못한 최씨가 ‘경남’을 잘못 쓴 것이고, 단기 4293년은 서기 1960년이며, ○文山은 지금의 운문산(雲門山)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당시 최 포수는 2마리의 표범을 발견, 한쪽 팔을 잃는 사투 끝에 1마리는 포획하고 나머지 1마리는 도망갔는데, 남은 1마리가 밤마다 괴성을 지르며 산천을 헤매고 다녀 마을 주민들이 공포에 떨었다고 이 포수는 전했다.
1960년 합천군 삼가면과 진주시 미천면 사이 방아재 고개에서 토종 표범 한마리가 잡혔다. 당시 이곳에는 호랑이나 표범이 출몰, 가축이나 가금류까지 해치는 사례가 잦아 경찰이 포수들에게 잡아줄 것을 요청했다고 노 씨는 전했다. 합천에서 진주로 가려면 오도산을 넘어야 했는데 표범 때문에 30여명이 모여야 이동할 정도였다는 것이다. 당시 표범을 잡으려고 차출된 포수는 노종생, 조삼세·천갑열·오병근·조인세 씨 등이었다. 이들은 며칠간 오도산에서 잠복하다가 표범을 잡았다.
1962년 경상남도 합천군 오도산에서 어린 수컷 표범이 포획되었고, 또 1963년에 같은 경상남도 합천군 가야산 줄기에서 어린 수컷 표범이 잡혔였다. 두 마리 다 1~2살 정도의 어린 표범들이었고 소백산맥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에 혈연적인 관계의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1962년 노루 덪에 걸린 오도산 표범은 1962년 당시 64세였던 사냥꾼 황홍갑씨가 생포했다. 죽이면 간단한 일이었지만 그는 표범을 전국민에게 보이고 싶어했고 주민들의 도움으로 생포에 성공했다. 그 와중에 황홍갑씨의 동생은 표범의 발톱에 큰 상처를 입었으며, 어린 표범이었기에 생포가 가능했다고 한다. 황홍갑씨는 소정의 사례금을 받고 표범을 드럼통에 넣어 서울의 창경원에 기증했다.
1963년 경상남도 합천군 가야산에서 사살된 새끼 표범은 포만감에 빠져 있던 중, 민가로 내려오다가 황수룡씨 및 주민들에게 쫓기다가 그만 잡혀 죽임을 당하고 말았다. 이들은 처음 삵을 잡은 줄 알았지만 나중에 귀한 표범을 잡았다는 사실을 알고 시장에 팔았다. 팔린 표범은 한약재상에 팔려 고기와 뼈, 모피가 판매되었다고 한다. 이것은 당시 동아일보의 1963년3월26일 기사화도 되었다.
한국에서의 표범은 이미 거의 마지막 잔존 개체가 살아 남은 상태였지만 이를 보호하겠다는 개념 자체가 당시 당국은 물론 일반인에게도 전혀 없었고 단지 횡재를 안겨 줄 수 있는 주인 없는 들짐승에 지나지 않았다.
여덟달 뒤인 1963년 11월13일 동아일보는 앞서 어린 표범이 사로 잡혀 창경원으로 옮겨진 합천군 묘산면 산제리 가야마을에서 또 다시 11월10일 김칠리 (당시 51세)씨가 길이 2m, 무게 15관 (56kg에 해당)짜리 암표범을 이번에도 오도산 중턱에서 철사 올가미로 잡았다고 보도되었다. 이 어른 표범은 10시간 넘게 몸부림 치다 죽었다한다. 이 암표범은 창경원으로 보내진 새끼의 어미 표범이었을지도 모른다.
오도산 표범이 포획된지 2~3년 후에 전라북도 익산에서 한 교회의 목사가 암컷 표범을 팔겠다고 창경궁에 연락해 왔으나 가격을 너무 비싸게 부른데다 호랑이 덪에 걸려 앞다리가 떨여져 나간 표범이라 사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1970년 사실상 마지막 잔존 개체가 잡혔다. 1970년 3월6일 경향신문에 표범관련 기사가 실렸다. 경남 함안 여항산 야산에 다큰 18살로 추정되는 길이 160cm의 커다란 수컷 표범이 잡혔다. 다른 기사처럼 이 기사에도 이 표범의 시가가 70만원이라고 친절하게 적어 놓았다. 이 표범이 잡힌 것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공식적인 발견돠지 않고 있다.
1962년 합천 오도산에서 포획된 어린 수컷은 서울대공원 동물원(당시 창경원)으로 옮겨와 1973년 죽음을 맞은 이후로 공식적으로 남한에서의 표범은 멸종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남한 전역에서 대형 맹수의 목격담이 이어지고 발자국 등 여러 흔적이 발견되면서 최소 10마리 이상의 표범이 생존할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북한의 경우 확인할 수는 없지만 개마고원과 백두산 일대에 20마리 이상이 생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99년 정도에 백두산 일원에서 존재가 영상으로 확인되었다고 한다.
2010년에는 경상북도 김천시 부항면에서 표범으로 보이는 고양이과 동물이 고라니 사체를 나무 위에 올려놓고 사라졌다는 목격담과 2013년 강원도 원주의 강변에서 표범 발자국이 발견되었다고 보도되었지만 확실하게 밝혀진 바는 없다.
최근 국립환경과학원에서 강원도 민통선 동부 전선인근이 표범 재도입으로 적합한 지역이라고 발표하였다.
다음은 고양이과의 계통 분류이다.[4]
고양이과† 마카이로두스아과
표범아과 구름표범속 표범속 고양이아과 마블고양이속 황금고양이속 서벌속 카라칼속 호랑고양이속 스라소니속 치타속 퓨마속 재규어런디속 마눌속 삵속 고양이속표범은 호랑이, 사자와 함께 학살습성을 가진 동물이라고 여겨진다. 먹이가 부족하다기에는 가리지 않고 잡아먹는 습성으로 증명이 어렵고 사자, 호랑이랑 같은 습성을 가지지만, 표범이 좀 더 악독하다고 한다. 1910년에 아프리카에서 400여 명의 사람을 죽인 표범이 사살되기도 하였다.
아프리카표범과 인도표범은 인명 피해를 입히는 위험한 맹수로 여겨지지만, 그 외의 표범에 대해서는 인명 피해 기록이 적은 편이다. 한반도에 분포했던 아무르표범의 경우 민가와 궁궐에 나타난 기록이 있으나 인명 피해 사례가 적고 사람을 잘 공격하지 않는 동물로 알려져 있다.[5][6]
표범의 아종 중에서는 흑표범이 아프리카표범, 인도표범, 인도차이나표범, 자와표범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되었다.
조선 시대에는 호랑이와 함께 범으로 불렸으며, 때로는 호랑이와 표범을 구별하여 호랑이는 '칡범', '줄범' 또는 '참호랑이', 표범은 '표범', '알락범', '바독범' 또는 '개호랑이'라고 부르기도 했다.[7] 표범은 까치와 호랑이(범)를 그리는 호작도(虎鵲圖) 민화에도 호랑이를 대신하여 자주 등장하였다. 이 그림의 뿌리는 중국에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표범과 까치를 함께 그리는 ‘표작도(豹鵲圖)’는 ‘기쁨으로 보답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신년보희(新年報喜)를 상징하는 까치 표범 그림이 조선으로 넘어오면서 중국의 표범이 조선에 와서 호랑이로 바뀌어 ‘호작도(虎鵲圖)’그림으로 바뀐 것이다.[8]
애니메이션 핑크 팬더의 주인공인 핑크 팬더도 표범이다.